
충북 두손리의 노란 단발머리 '캔디' 미지(박보영), 그리고 서울의 공기업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쌍둥이 언니 미래(박보영). 이란성 쌍둥이도 아니고, 일란성 쌍둥이도 아닌, 서로 너무나도 다른 미지와 미래는 한 얼굴이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아냅니다. 그리고 드라마 은 이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바꿔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괜찮아, 너만의 속도로 살아도 돼' 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서른, 늦은 시작은 없다지만...'드라마는 염분홍(김선영)의 뼈아픈 충고로 시작합니다. "서른은 그렇게 늦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게 이른 나이도 아니야. 진로 탐색보단 결정을 할 나이라는 거야, 서른은." 사회 통념상으론 맞는 말처럼 들리는 이 충고는, 사실 미지가 겪었던 실패와 좌절..

2012년 봄, 극장가를 촉촉하게 적셨던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바로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입니다. 개봉 당시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죠. 첫사랑의 아련함과 건축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결합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단순히 사랑 이야기가 아닌, 지나간 시간과 기억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멜로 영화를 넘어, 우리 모두의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함께 따스한 추억 여행을 선사했습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서연(한가인/과거 수지)과 승민(엄태웅/과거 이제훈)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십수 년 만에 건축가 승민 앞에 나타난 서연은 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덕혜옹주'를 소개해 드립니다. 개봉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고, 역사 속 인물의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영화는 덕혜옹주라는 한 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덕혜옹주(손예진)가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떠나는 장면부터입니다. 어린 나이에 고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덕혜옹주의 모습은 시작부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영화는 그녀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며, 일본에서의 힘겨운 삶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일본 제국의 감시와 억압 속에..

2025년 3월 19일, 우리는 다시 한번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작품, 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999년 개봉 당시 580만 명이 넘는 경이로운 관객 수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알렸던 이 작품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강렬한 메시지와 전율 넘치는 액션, 그리고 가슴 아픈 멜로를 통해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단순히 흥행작을 넘어,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억되는 는, 재개봉 소식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는 개봉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장악하고 있던 한국 극장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승리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강제규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

영화 은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사회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입니다. 1980년대,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평범한 세무 변호사가 국가의 폭력에 맞서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뜨거운 용기에 가슴 벅차올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넘어, 현재 우리에게 '정의'와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돈이 전부였던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가난한 고졸 출신으로 온갖 설움 속에서 성공만을 바라보며 악착같이 살아온 그는 부동산 등기, 세금 전문 변호사로 이름..

어린 시절, 함께 길을 걷던 친구가 있었다. 손을 잡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그저 몇 발자국 뒤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시간. 그리고 어느 날, 그 길이 갈라졌다. 한 사람은 낯선 땅으로 떠났고, 한 사람은 익숙한 자리에 남았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두 사람이 다시 마주한다면,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 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하는,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아프도록 특별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한국 이름 '나영'이었던 소녀가 '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 뉴욕에 정착하여 작가로 살아가는 현재와, 한국에 남아 엔지니어가 된 소년 '해성'의 삶을 교차하며 전개된다. 12살에 헤어진 두 사람은 20년 만에 우연히 온라인을 통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