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2021년, 닐 버거 감독은 SF 스릴러 영화 <보이저스>(영어 제목: Voyagers)를 통해 관객들에게 2063년의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인류 이주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해진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86년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타이 셰리던, 릴리로즈 뎁, 핀 화이트헤드, 그리고 콜린 패럴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앙상블 캐스팅으로 제작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화 &lt;보이저스&gt;
영화 <보이저스>

작품소개 🌍 멸망 위기의 지구,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난 아이들

닐 버거 감독은 이미 <리미트리스>(2011), <다이버전트>(2014)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과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결합한 SF 영화들을 선보여왔습니다. <보이저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단순한 우주 탐험이라는 소재를 넘어,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 집단의 심리와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무려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구상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감독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이 작품을 완성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86년이라는 긴 항해는 단순히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넘어섭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우주 공간, 그리고 목적지까지의 까마득한 시간은 탐사대원들에게 극심한 고립감을 선사합니다. 외부와의 단절, 예측 불가능한 위험 속에서 오직 서로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은 인간 심리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폐쇄된 공간이라는 특성과 맞물려, 인간 본성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감독은 이러한 극한의 환경을 통해 인간의 이성과 본능, 사회성과 야만성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고자 했을 것입니다.

 

영화 <보이저스> 스틸컷

줄거리 📜 푸른 액체의 비밀, 그리고 드러나는 인간의 야생성

영화는 2063년, 심각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과학자들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제2의 지구를 찾아 나섭니다. 오랜 탐색 끝에 지구와 유사한 환경의 행성을 발견하지만, 그곳까지의 거리는 무려 86년. 현실적으로 성인이 직접 탐사하기에는 불가능한 여정입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혁신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완벽한 우성 인자를 가진 아이들을 인공 수정으로 탄생시키고, 이들을 어려서부터 우주 환경에 적응하도록 훈련시켜 탐사대로 보내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의 훈련과 교육을 담당했던 리처드 앨링(콜린 패럴)은 아이들이 8살이 되던 해, 함께 우주선 '휴매니타스호'에 탑승하여 머나먼 여정을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어엿한 성인이 됩니다. 우주선 내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블루'라는 파란색 액체를 섭취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레브스(타이 셰리던)와 잭(핀 화이트헤드)은 호기심에 '블루'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하고, 그것이 단순한 영양제가 아닌 성욕과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일부 대원들은 '블루' 복용을 거부하기 시작하고, 억눌렸던 인간 본능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우주선 내부는 점차 혼란에 빠져듭니다.  

 

영화 <보이저스> 스틸컷

 

혼란이 가중되던 중, 탐사대의 유일한 성인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리처드는 우주선 외부 안테나 수리 작업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리더의 부재는 미성숙한 아이들로만 남겨진 우주선 사회에 큰 위기를 불러옵니다.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크리스토퍼가 대원들의 지지를 얻지만, 권력욕에 사로잡힌 잭은 '블루'를 끊고 억눌렸던 공격성과 지배욕을 드러내며 혼란을 부추깁니다. 그는 심지어 우주선 내부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려 대원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이를 이용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려 합니다. 우주선 내부는 점차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폭력과 무질서가 횡행하는 '동물의 왕국'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결국 잭의 악행은 서서히 드러나고, 그의 거짓 선동과 폭력적인 행동에 염증을 느낀 대원들은 크리스토퍼와 셀라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합니다. 격렬한 대립 끝에 잭은 우주선 밖으로 추방당하고, 크리스토퍼는 다시 리더십을 발휘하여 남은 대원들과 함께 질서를 회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8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 탐사대의 후손들은 마침내 새로운 행성에 안전하게 도착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배우 젊은 연기파 배우들의 에너지와 콜린 패럴의 존재감

영화 <보이저스>는 젊고 재능 있는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와 베테랑 배우 콜린 패럴의 안정적인 존재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크리스토퍼 역을 맡은 타이 셰리던은 <트리 오브 라이프>(2011)로 데뷔하여 <머드>(2012), <레디 플레이어 원>(2018), 그리고 <엑스맨> 시리즈에서 사이클롭스 역을 맡으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그는 극 중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며 점차 성숙해져 가는 크리스토퍼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셀라 역을 맡은 릴리로즈 뎁은 배우 조니 뎁과 가수 바네사 파라디의 딸로, 모델 활동과 더불어 <더 댄서>(2016), <더 킹: 헨리 5세>(2019)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극 중 의료 담당으로서 침착하고 현명하게 위기를 대처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영화 <보이저스> 스틸컷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잭 역은 <덩케르크>(2017)를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신예 배우 핀 화이트헤드가 맡았습니다. 그는 억압된 욕망이 폭발하며 극의 갈등을 첨예하게 만드는 잭의 어둡고 불안정한 내면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마지막으로, 탐사대의 대장 리처드 앨링 역을 맡은 콜린 패럴은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폰 부스>(2002), <신비한 동물사전>(2016) 등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입니다. 그는 비록 영화 초반에 하차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감을 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영화 속으로 📽️ 우주선이라는 밀실, 인간 본성의 실험실 

<보이저스>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는 대부분 우주선 '휴매니타스호'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집니다. 감독은 이 밀실과 같은 공간을 인간 본성을 실험하는 일종의 '실험실'로 활용합니다. '블루'라는 약물의 억제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원초적인 욕망과 충동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마치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합니다.  

 

영화는 권력욕, 질투, 폭력성 등 인간이 가진 어두운 본성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인간 본성의 선과 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무인도에 고립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제목인 '휴매니타스'가 라틴어로 '인류'와 동시에 '인간 본성'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인류의 미래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깊은 고찰을 시도했음을 시사합니다.  

영화 <보이저스> 스틸컷

극 중 잭은 외계 생명체라는 허구를 만들어내 대원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선동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대중의 비이성적인 심리와 권력욕이 결합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입니다. 반면, 크리스토퍼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비록 우주선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는 답답함 속에서도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며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닐 버거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또한, 영화의 음악은 불안하고 위태로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국 <보이저스>는 단순한 SF 어드벤처 영화가 아닌, 인간의 욕망과 사회성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심리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라는 극한의 환경은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배경이 되며, 영화는 '휴매니타스'라는 이름처럼 인류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인간은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보이저스>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남깁니다.  

 

[보이저스] 메인 예고편

🎬영화 정보

  • 감독: 닐 버거
  • 개봉일: 2021년 4월 9일 (미국), 2021년 5월 26일 (대한민국)
  • 상영 시간: 108분
  • 장르: SF, 스릴러, 어드벤처
반응형
반응형